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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리뷰] 서울아트시네마, 첫 번째 ‘유라시아 영화제’ 개

글쓴이 : HK담당자

등록일 : 2021-04-28 12:00:20

조회수 : 2,63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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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HK+국가전략사업단 똘레랑스와 함께 오는 4월 29일(목)부터 5월 9일(일)까지 첫 번째 ‘유라시아 영화제’를 개최한다.


유라시아(Eurasia)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대륙과 동북/중앙/동남아시아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넓은 개념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특별히 이들 지역의 20세기 역사를 되돌아보는 다큐멘터리와, 올해 탄생 110주년을 맞은 우크라이나의 잊혀진 여성 감독 율리아 손체바, 그리고 여전히 생소한 벨라루스의 신예 여성 감독들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우크라이나의 영화감독 율리야 손체바(Yuliya Solntseva, 1901-1989)는 소비에트 무성영화 시절에는 배우로 활약하다 남편 알렉산드르 도브젠코(Aleksandr Dovzhenko, 1894-1956)와 공동 감독을 거쳐, 1956년 도브젠코의 사망 이후에는 직접 영화를 연출한 위대한 영화 작가이다. 사회주의 공동체의 이상과 희망은 물론 우크라이나 민중의 고된 현실까지 숨김없이 그렸던 그는 도브젠코 감독과 함께 우크라이나 초-중기 영화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차지했다. 이번에 처음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바다, 그리고 서사시>와 <뜨거웠던 그 해의 기록>은 도브젠코의 작품을 계승하는 꿈의 비전과 초현실적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우크라이나 3부작’ 중 두 편으로, 명성에 비해 꽤 오랫동안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잊혀진 작품이다. 당시 우크라이나 예술가들의 세계 인식과 새로운 영화 언어의 야심찬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동유럽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영화감독 세르게이 로즈니차(Sergei Loznitsa, 1964- )의 20세기의 역사와 군중을 직시한 작품 다섯 편을 만날 수 있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과거 아카이브 영상을 활용하는 방식인데 <더 이벤트>, <재판>, <위대한 작별> 등에서 도드라지는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기록물’에 녹아 있는 풍부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동시대의 관점에서 다시 독해하게 유도한다.

이때 흑백의 과거 풍경은 다른 어떤 이미지보다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시한다. 또한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현실을 고발하는 작품에도 주목해야 한다. 감독은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기억해야 할 보편적 윤리를 바탕에 두면서도 특정 지역의 구체적 현실을 뭉뚱그리는 잘못을 범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유라시아 영화제’에서는 벨라루스의 동시대 젊은 여성 감독들의 영화 세 편을 준비했다. <내일>(율리야 샤툰), <수정 백조>(다리야 추크), <둘>(블라다 센코바)은 서로 뚜렷하게 다른 영화적 개성과 깊이 있는 영화적 고민을 보여주며 우리가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던 벨라루스의 영화에 많은 흥미와 기대를 갖게 만든다.

세 명의 감독이 바라본 벨라루스의 현실은 어딘가 우울하게 보이지만 그 안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젊은 활력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곳이다. 기성 세대와의 단호한 단절, 그러나 새로운 가치관 앞에서 기대와 망설임을 동시에 내보이는 양가적 감정 등 한국의 젊은 영화들과도 적지 않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제 기간동안 감독, 평론가들과의 온라인 시네토크 자리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세르게이 로즈니차, 율리야 샤툰, 다리야 추크, 블라다 센코바 감독과의 대화는 각 영화에 대한 생생한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며, 이고리 수크마노프 평론가, 이지연 교수,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의 강의는 각 작품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멀고도 가까운 국가, 낯설지만 친근한 문화와의 깊이 있는 만남의 장이 될 ‘2021 유라시아 영화제는 종로 3가 서울극장 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일반 8,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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