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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한반도 통일 넘어 문화공동체의 길… 세계와 소통하는 韓流처럼

글쓴이 : HK담당자

등록일 : 2021-03-24 12:00:10

조회수 : 1,55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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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nuQvL8cZag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은 조선의 독립을 국내외에 선언한 독립선언서에서 "威力의 時代가 去하고 道義의 時代가 來하도다. 過去 全世紀에 鍊磨長養된 人道的 精神이 바야흐로 新文明의 曙光을 人類의 歷史에 投射하기 始하도다."라고 선언하였다. 도의와 인도적 정신의 시대, 바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건국이념을 전 인류에 투사(投射)하고자 하는 장엄한 일성이었다.

독립선언서와 3·1 만세운동은 미완의 혁명에 그쳤으나, 그 정신은 면면히 이어졌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백범 김구의 글 \'나의 소원\'이다. 백범은 한민족의 역할을 문화에서 찾고자 하였다. 백범이 세상을 향하여 크게 외친바,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었으니 그것은 공상이라고 하지 말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독립선언서, 그리고 백범의 \'나의 소원\'은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의 모습이 어떠한 것이어야 하며, 어떠한 방향성을 추구해야 할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바로 \'문화\'와 \'평화\'가 중심이 되는 통일이다.

문화란 무엇인가? 다양한 정의가 가능할 것이나 필자는 UNESCO의 정의를 빌려오고자 한다. "문화는 사회와 사회 구성원의 특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로 간주해야 하며, 예술 및 문학 형식 뿐 아니라 생활 양식, 함께 사는 방식, 가치 체계, 전통과 신념을 포함한다." 이를 좀 더 단순화시키자면 \'문화란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구조\'를 뜻한다. 따라서 문화를 지배한다는 것은 그 사회의 정신과 행동을 지배한다는 뜻이다.

상기한 문화에 대한 정의는 2001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31차 UNESCO 총회에서 채택된 \'UNESCO 문화 다양성 선언\'에서 빌려온 것이다. UNESCO는 문화적 다양성이 인류 공통의 유산임을 강조하면서, 문화 다원주의를 통해 문화 다양성을 실현함으로써 문화 교류와 공공의 삶을 지탱해 주는 창조적 역량을 풍성하게 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 선언의 목적은 소위 \'다문화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우리의 자세를 강조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집단 간에 격렬한 정체성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서로 다른 문화란 단지 다를 뿐, 옳고 그름 혹은 우월함과 열등함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문화적 다름은 다양성의 차원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옳고 그름 혹은 우월함과 열등함의 문제로 전화(轉化)되어 갈등과 반목의 요소로 작동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서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문화는 어떤 면에서는 지구와 인류라는 거대한 문명의 지붕 아래에서 그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그저 조금 다른 모습을 표출하고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닮은꼴일 뿐이다. 필자가 이해하는 문화란 (인류와 지구) 문명이라는 커다란 지붕 아래 표출된 서로 다른 여러 집단의 개별성과 독특성이다.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문화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공유하는 유사점과 맞닿은 접점 속에서 통시적이고 초공간적이며 집합적이고 융합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우리의 나아갈 길이 있다.

필자가 그리는 통일은 이러한 문화적 접점을 파악하고 연결하여 확장함으로써 굳이 영토적 통합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인정하며, 우리는 같은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가운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문화적 접점의 파악과 연결, 그리고 확장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넘어서 세계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문화공동체, 문화 허브, 문화 포털… 혹은 그 무엇이 되었든 문화에 바탕을 둔 정체성의 공유를 바탕으로 하며, 이러한 정체성의 형성과 공유는 새로운 문화공동체, 더 나아가 문명공동체의 창발(創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영토적 통합이 발생한다면 그것을 마다할 이유 또한 없을 것이다.

문화는 또한 평화이다. 백범은 \'나의 소원\'에서 또한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주장하였다.

문화세계의 구현을 통한 세계 평화의 실현은 우리의 통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통일의 또 다른 모습은 바로 평화이기 때문이다. 평화는 통일의 과정일 수도 있고, 방법일 수도 있으며, 목적일 수도 있다. 우리가 통일하고자 하는 것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기 위함이다. 따라서 그 과정과 방법, 그리고 목적 모두가 \'평화\'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평화\'와 \'통일\'은 하나일 수도 있고 둘일 수도 있다. 과거의 우리는 \'평화통일\'을 주장하였고, 이는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을 의미하였다. 지금의 우리는 \'평화와 통일\'을 바라보고 있다. 통일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평화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평화와 통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주변 4강을 비롯한 동북아, 유라시아, 나아가서는 세계의 모든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현재로서 우리가 바라보는 우선적 협력의 대상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와 유라시아, 즉 북방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휴전 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세계진출이 주로 바다와 하늘을 이용한 것이었기에, 이제 가보지 않은 길, 즉 땅을 딛고 세계로 나아가는 북방에의 길을 개척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그 길은 한 때 우리가 세계와 소통하던 길이기 때문이다.

\'평화와 통일\', 그리고 \'문화세계\'로 향하는 이 길에 있어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다른 이들의 도움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알리는 것이다. 무엇을? 바로 우리가 \'평화를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각자 다른 속에서도 여러 가지를 공유하고 있는 하나이자 다수\'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널리 알림의 주체는 우리 국가와 국민 모두가 되어야 한다.

국가의 몫은 소위 \'공공외교\'를 통해 실행되고 있다. \'공공외교\'란 정부가 주도가 되어 실행하는 다른 국가의 국민들을 향한 우리 국가의 매력의 투사를 말한다. 이 공공외교가 훌륭히 수행될 때 우리 국가를 향한 타국의 호감과 협조는 증가할 수 있다. 소프트 파워의 증진이다. 매력의 향상과 소프트 파워의 증진은 오늘날 모든 국가가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국민의 몫은 \'한류\'가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고 있다. 오늘날의 한류는 소수에 의한 애호(愛好)의 수준을 벗어나 이제 보편적 현상에 근접했으며, 그 무엇보다 훌륭히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그리고 한류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해 또한 커질 것이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해가 커지면 커질수록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길을 걸어 나감에 있어 지금까지 잘 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6년 광복 60주년을 맞아 학계에선 의미 있는 시도가 있었다. 우리 국가의 걸어온 궤적을 돌이켜 검토하여 그 특징을 파악하고 그것에 근거하여 미래의 발전방향을 계획하는 것이었다. 그 시도에 참여하였던 일단의 학자들이 도출한 키워드는 "역동적 균형"이었다. 그들은 역동적 균형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역동적 균형의 구성원리라 함은 쉽게 말해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양자택일의 방식과는 다른 결합의 논리를 뜻한다. 언뜻 보아 양립이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가치를 결합하여 독특한 공생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식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역동과 균형의 상호보완적 결합을 뜻한다(한상진 외, 2006)."

우리가 역동과 균형의 상호보완적 결합을 통해 오늘날의 발전을 이루어 냈듯이, \'평화\'와 \'통일\'의 창조적 결합을 통한 문화세계의 창출 또한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문화민족임을 자부해 왔으며, 인류에 대한 헌신의 자세를 견지해 왔다.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과 "경천애인(敬天愛人)"은 우리 역사 속에 도도히 흐르는 인본주의의 명확한 상징이며, 이러한 인본주의는 문화와 평화에 대한 사랑에 근거하고 있다.

멀지 않은 과거 우리가 감내해야 했던 불행한 역사의 일부분인 일제의 침탈 하에서도 우리는 평화애호의 자세와 문화를 향한 열망을 한 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은 \'문화\'의 힘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스스로 평화를 사랑하는 문화의 힘을 갖춘 사람이 되고자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에 대한 사랑은 새로운 세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북방은 그러한 목적지를 향한 여정에서 만나는 여러 갈래의 길 중 하나이며, 중요한 협력의 대상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북방 문화와 맥을 잇\'고자 하는 이유이다.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의 여정이 오직 순조롭기를 기원하며, 이로써 \'북방문화와 맥을 잇다: 우리에게 북방은 무엇인가\' 편의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독자제현의 관심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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