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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韓, 최대 원유 수입국 중동에 탄소중립 노하우 전수 파트너로

글쓴이 : 최고관리자

등록일 : 2023-07-17 13:06:10

조회수 : 1,349회

[영남일보-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 공동 기획] 미증유의 'G 제로' 시대, 세계시장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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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세계 질서는 과거 전환기와 마찬가지로 진영화되는 구도를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미·중 또는 미·러 사이의 줄타기 구도만 드러나지 않는다. 체제 수준의 구조적 변화 속에 각국은 국익을 중심으로 복수의 진영에 헤징(가격변동으로 손실을 막기 위한 금융 거래행위)하기도, 때로는 소규모의 개별적인 진영을 구성하기도 했다. 소위 'G0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한국 역시 미증유의 G0 시대에 직면해 다중 위기 속 새로운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미·중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다각화된 방정식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에 직면했다. 특정 강대국에 편승하는 것이 더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닌 시대가 됐고, 나아가 지역별 세분화 전략을 통해 기존 협력 구도를 강화하는 과제가 눈앞에 놓였다.


산유국, 포스트 오일 시대 대비
AI·스마트팜·항공우주·교육
한국과 다양한 분야 협력 확장

우크라 사태후 실리주의 셈법
親美 국가도 러·中 관계 강화
韓, 제3지대 다차원 접근 필요

 

 

◆에너지 안보에서 다차원적 협력으로


한국 경제 외교에서 중동 지역은 항상 최우선적인 협력 대상이었다. 중동 산유국들은사할적(vital) 이익으로 간주하는 '에너지 안보'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동 주요 산유국으로부터 원유의 대다수를 수입하고 있고, 이는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더불어 1970년대 이후부터 중동 지역은 한국의 최대 건설 및 플랜트 시장이란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국의 해외 건설 수주 총액의 30%가량이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동 경제 외교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고, 고위급 인사의 방문이나 재계의 네트워크 형성 역시 원유와 건설업이라는 두 기둥을 유지 및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주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이러한 전통적인 협력 관계가 점차 다차원적인 협력 구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 변화는 국제 질서의 변화에 따라 추동되고 있다. 2021년 이후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기후 변화'라는 국제적 어젠다 그리고 소위 '지정학의 귀환'으로 지칭되는 국익 중심의 안보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다.



◆석유 시대 종식… 돌파구 필요한 중동

2021년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은 그린 에너지 및 탄소중립에 많은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2022년 130여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각기 목표와 행동 계획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또 저비용-고효율 에너지 자원의 확보가 최대 화두였던 기존과 달리 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은 이제 저효율-친환경 에너지원의 확보로 전환됐다.

중동 산유국들 역시 이러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외교 무대에서의 협상력 확보를 위해 그들 역시 국제사회의 어젠다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 역시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중장기 과제가 있다.

석유 시대 종식이라는 위기의식과 더불어 석유·천연가스에만 의존하는 지대추구 국가(rentier state)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중동정상회담

 

2023년 1월 한-UAE 정상회담. 〈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최적의 협력 파트너 한국


이 때문에 중동 국가들은 비석유 부문의 활성화 및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모색했고, 한국이 최적의 협력 파트너로 등장했다. 전통적인 협력 파트너였던 한국은 다각적으로 협력 분야를 확장해 가고 있다. 중동 국가들과 AI, 스마트팜, 항공우주, 교육, 전자정보 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모델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더해 한국은 활발한 투자로 구축한 신재생 에너지 부문의 선도 분야를 활용해 중동 국가들의 탄소중립 전략에도 부응하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순환 경제나 자원 재활용 분야를 바탕으로 노하우를 전수하고,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은 중동 국가들의 투자도 적극 유치했다. UAE는 올해 1월 정상회담 이후 수소, 태양광, 방산, 원전 등의 분야에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고,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 한국산업은행은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SIP)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역시 LG 에너지 솔루션·삼성 SDI 등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미국 전기차 회사에 투자를 약속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 이후 새로운 전략 사업을 모색하는 카타르의 경우, 한국이 강점을 지닌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유치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합작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중동 국가의 지정학적 셈법 변화

한국이 대중동 외교를 펼침에 있어 에너지 전환과 같은 국제 어젠다 변화는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할 여지가 크다. 한국이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교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또 산업 구조가 경쟁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호 협력과 공생의 유인이 더 크다. 하지만 지정학적 요인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글로벌 위기는 각 국가의 셈법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기존 통념에 따르면 사우디를 위시한 걸프 왕정 국가들은 친미 국가들로 분류된다. 튀르키예 역시 냉전 시대부터 NATO의 최전방 기지이자 친유럽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고착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념들은 2010년대 중반부터 러시아가 중동 지역으로 복귀하는 '지정학의 귀환'을 맞이하여 흔들리기 시작했고, 러시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블록화가 형성됐다. 러시아는 시리아·이란을 중심으로 새로운 축을 형성했고, 미군의 이라크·아프간 철수로 야기된 역내 영향력 공백을 메우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에 걸프 국가들 역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카타르는 독자적인 외교를 펼치며 미국이나 사우디와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종종 미국과 엇박자를 보였던 사우디 또한 최근 '실리주의' 기조를 공표하며 러시아·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2022년 3월에는 유가 안정을 위한 미국의 증산 요청을 거절했다. 올해 3월 말 미국 중심 질서에 정면 대치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대화 파트너로서 부분 가입한다고 선언하며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걸프 지역 내 사우디의 영향력과 지위를 고려했을 때, 여타 걸프 소국도 사우디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중동은 한국의 새로운 돌파구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질서는 탈세계화, 각자도생, 탈중심화의 양태를 보인다. 여러 국가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다차원적인 외교 전략과 복합적인 협력 관계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중동은 좋은 기회이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중동 국가들 역시 각자의 셈법에 따라 외교 정책을 다변화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한국과의 경쟁보다는 삼각 협력의 구도를 형성하기에 이상적인 파트너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 보복 조치 내지는 강요를 헤징할 방법은 제3지대에서 복합적인 삼자 협력 구도(한-중동-미국 또는 한-중동-중국)를 형성해 이를 외교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국익을 일차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전환기 한국의 외교적 지평을 확대하는 다차원적인 접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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